얄팍한 상술이 없는 볼보 왜건, VOLVO V90 CROSS COUNTRY

  • 조한열
  • 발행 2020-12-16 17:10

얄팍한 상술이 없는 볼보 왜건,

VOLVO V90 CROSS COUNTRY 



 

모듈식 플랫폼 SPA에서 태어난 V90 크로스컨트리는 우아한 디자인과 전천후 주행성, 여유로운 실내 및 적재 공간으로 실용성의 방점을 찍었다. 뿐만 아니라 뛰어난 운전보조 장치를 바탕으로 한 차원 높은 안전성을 제공한다.



 

디젤 엔진 블록의 수혜

볼보는 단일 엔진에 다양한 장치를 달아 출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최상위 모델 역시 4기통 2.0L 엔진이어서 소배기량 유닛이라고 조롱을 받지만 막상 타보면 강력한 성능에 놀라게 된다. 특히 터보차저+수퍼차저+전기 모터 조합의 T8은 맹렬한 가속이 일품이다.

모듈식 엔진이 갖는 장점 중 하나는 가솔린도 디젤 엔진 블록과 공유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좋다는 점이다. 예전에 비해 넓은 출력 범위를 커버해야 하고 압축비도 높아져 튼튼한 엔진 블록은 필수다. 그럼 점에서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보다는 단순한 구성이기에 상대적으로 파워트레인이 스트레스를 덜 받아 일상용에 매우 적합하다. ‘2040년 기후 중립 달성’에 따른 파워트레인 전략에서 이제 디젤 엔진은 배제되고, 볼보의 로드맵은 EV로 향하고 있다.



플래그십 세단 S90 베이스지만 왜건 쪽이 더 멋지다


실용적인 구성

2017년 국내 첫 출시 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V90 크로스컨트리(이하 크로스컨트리)는 디자인 디테일과 편의사양의 완성도를 높였다. 크로스컨트리는 XC90, V60 크로스컨트리와 더불어 올 로드 스페셜리스트다. 세단의 안정적인 승차감은 물론 오프로드성까지 양립시켰다. S90 바탕의 왜건 디자인이지만 우아함과 간결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새로운 3D 형태의 엠블럼과 프론트 그릴, 안개등, 스키드 플레이트로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V90 대비 20mm 늘어난 펜더는 크로스컨트리의 특성을 반영했다. 휠 아치, 사이드 가니시, 글로스 블랙 사이드 윈도 데코, 다이아몬드로 연마한 19인치 휠을 더했다. 시퀸셜 턴 시그널을 품은 LED 테일램프가 남다른 아우라를 뿜어낸다.



여유로운 2열 공간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컨셉트를 버무린 실내는 군더더기가 없다. 개인의 위생이 강조되는 시대에 걸맞게 초미세먼지를 모니터링하고, 필터로 걸러주는 어드밴스드 공기청정기 시스템이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전동식 파노라믹 선루프, 2열 사이드 선블라인드, 파워 폴딩 리어 헤드레스트, 모바일 무선충전 및 뒷좌석에 더블 C-타입 USB 포트도 마련했다.



디젤 엔진 블록과 공유한 덕에 내구성이 뛰어나다  


안전한 내연기관차

시승차는 B5 모델로 가솔린 엔진이다. 기존에 가솔린 트림명은 T5였다. 신형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배출가스는 줄이면서 연료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모듈식 엔진 특성인지 시동과 함께 나오는 배기음은 디젤과 다소 비슷하다. 시끄럽다는 의미는 아니다. 볼보 디젤도 조용한 편이었으니 말이다. 출력이 과하거나 기어비 세팅에 따라 도심지에서는 운전 체감이 다르다. 외곽에 거주하면 상관없겠지만, 통행량이 많은 데서는 예민한 액셀 페달 조작이 다소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250마력인 이 차는 어디에서든 출력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 없고 컨트롤도 쉽다. 육중한 덩치 탓에 좁은 길에서는 긴장이 되지만, 올어라운드 뷰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의 실내 


신호 대기 중에 우드를 더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보고 있자니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 볼보는 좋은 우드와 가죽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브랜드중 하나다. 7,000만원 대 차 중 이러한 구성은 현재로는 볼보와 캐딜락뿐이 아닐까. 장시간 주행에서도 편안한 시트는 마사지 기능까지 제공해 운전의 피로를 덜어준다.



댐퍼 스트로크가 길고 네바퀴를 굴려 다양한 지형에 갈 수 있다 


이번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파일럿 어시스트를 켰다. 훌륭한 수준의 반자율 주행이다. 림에 손만 대면 편하게 장거리를 달릴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운전을 보조하는 정도지 과신은 절대 금물이다. 차, 보행자, 자전거, 동물 등 위험 감지 기능을 갖춘 시티세이프티 반응도를 보통으로 놓자, 돌발 상황에서도 적절히 개입해 차를 멈춰 세운다. 뿐만 아니라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자동차 충돌 회피를 더한 인텔리 세이프티 시스템 덕에 든든함이 배가 되었다. 인텔리 세이프티 시스템 역시 모든 트림에 제공된다.



크로스컨트리 음각이 눈을 사로잡는다 


왜건은 국내에서 오랫동안 외면 받았다. 요즘에는 왜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아졌지만 SUV에 몰리는 편중성으로 여전히 선택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그런 금기를 깬 것이 바로 V60 크로스컨트리다. 사실 한국인 특성상 세단 같은 승차감과 넓은 적재함을 아우르는 왜건이 더 어울린다. 더구나 캠핑까지 즐긴다면, 넉넉한 V90 크로스컨트리로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건 어떨까



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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