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 체납 '폐업법인' 끈질기게 추적해 20년 된 세금 징수

  • 조한열
  • 발행 2021-01-28 14:31
서울시 38세금징수과, 2년여 추적 끝에 폐업법인 체납세금 7억1,500만 원 징수
체납징수 가장 큰 걸림돌 법인 소유 상가 부동산 근저당권 말소 후 공매 완료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수십억 원의 취득세 등을 악의적으로 체납하고 폐업(2006년)한 법인이 20년 간 체납해온 세금을 끈질긴 추적 끝에 징수했다고 밝혔다.

체납한 폐업법인이 소유하고 있던 상가 부동산의 근저당권자를 2년여에 걸쳐 추적‧조사한 끝에 체납징수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해당 부동산의 공매를 완료해 5억여 원을 징수했다.



시 38세금징수과는 공매 과정에서 해당 부동산의 근저당권자(임차인)가 체납법인이 폐업사실을 악용, 건물주 행세를 하며 상가를 대형 슈퍼에 불법 재임대해 20년 동안 임대료를 편취해온 사실도 밝혀냈다. 시는 법원의 판단을 구해 근저당권자(임차인)의 임대보증금 일부인 2억 원도 환수해 체납세금으로 징수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체납징수 활동에 제한이 많은 상황에서도 38세금징수과 조사관이 관련 서류를 통해 채권‧채무 관계를 면밀하게 조사하는 등 2년여에 걸친 전문적인 추적 끝에 체납세금 7억1,500만 원을 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나머지 체납세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징수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이번에 체납세금을 징수한 법인(이하 ‘체납법인’)은 '99년 당시 서울시내에 건물을 구입할 당시 납부했어야 할 취득세를 비롯해 총 35억 원의 체납세금을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악의적으로 내지 않고 있다. 이 법인은 15년 전인 '06년 청산종결 되었다.

체납법인은 1985년도에 건설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서울시 00구 관내에 법인을 설립하고, 1996년 부산광역시 00구 소재 상가 부동산을 매입한 후 이듬해 이 건물을 ‘○○연맹’에 임대(2020년 현재 보증금 3억4천만 원)했다. 이후 사업 활동을 중지함으로써 사업자등록이 폐지됐고, 2006년도에 법인은 청산종결 되었다.

서울시는 체납법인이 소유한 부산 소재 상가 부동산을 압류했으나 선순위 근저당권이 과다하게 설정돼있어 공매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매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 담당 조사관은 체납법인이 소유하고 있던 부산광역시 소재 상가를 공매해 체납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해당 상가를 방문조사하던 중 근저당권자이자 임차인인 ‘○○연맹’이 체납법인이 폐업한 사실을 악용해 건물주 행세를 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연맹’은 건물주인 체납법인의 동의 없이 대형슈퍼인 ‘○○마트’와 불법 전대차 계약을 체결, 상가를 불법으로 재임대하고 위탁관리 명목으로 20여 년 간 매월 임차료 275만 원을 부당하게 편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이런 사실을 확인한 후 ‘○○연맹’의 근저당권을 말소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서울시의 손을 들어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연맹’이 근저당권으로 설정한 임차보증금 3억4천만 원 가운데 60%인 2억 원을 서울시에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서울시는 상가 임차료가 ‘○○연맹’에게 지급되지 않도록 ‘○○마트’의 임차료를 압류하려고 했으나, ‘○○마트’는 계약 당사자인 ‘○○연맹’에게 임차료를 줄 수밖에 없는 을(乙)의 입장임을 호소했다. 시는 임차료 압류 대신 「지방세징수법」 제59조 규정에 따라 ‘○○연맹’과 ‘○○마트’에 사용‧수익 제한을 통지했다. 동시에 ‘○○연맹’에게는 20년 넘은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소명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연맹’이 자료제출을 하지 못해 근저당권 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연맹’이 임차보증금에 기해 부동산등기부등본에 설정했던 근저당권이 말소되어야 한다는 서울시의 주장은 옳다고 판단했지만, 임차인의 권리도 일부 인정해 상호 공평한 해결을 위해 보증금 중 일부를 서울시에 지급하도록 강제조정 결정했다.

서울시는 해당 부동산을 '20년 8월 한국자산관리공사에 해당 부동산을 공매 의뢰했고, 5개월여 만인 올해 1월 공매가 완료돼 5억여 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했다.

서울시는 공매처분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압류일보다 먼저 설정된 다른 근저당권자에게도 말소 소송을 예고해 자진 말소를 유도하고, 해당 부동산에 선순위로 기재된 권리를 전부 정리한 후 공매처분을 진행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체납자 소유 재산에 대한 허위 근저당권 설정 등 채권‧채무 관계의 면밀한 조사 등을 통해 전문적인 체납징수 활동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납부의지가 있고 회생 가능한 생계형 체납자들에게는 신용불량자 등록해제, 체납처분 유예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병한 서울시 재무국장은 “이번 사례는 악의적으로 세금을 체납한 폐업법인을 교묘하게 악용한 허위 근저당권자에 대해 조사관이 끈질기고 전문적인 추적을 벌여 체납세금을 징수한 사례”라며 “서울시는 아무리 오래 묵은 체납이라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징수함으로써 조세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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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