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SCHE CAYENNE COUPE vs JAGUAR F-PACE SVR
PORSCHE CAYENNE COUPE vs JAGUAR F-PACE SVR
포르쉐 VS 재규어, 너는 뭐 탈래?
사실 두 모델은 직접적인 경쟁상대는 아니다. 기자들이 가지고 싶은 1억 이상 SUV를 카테고리로 묶어 시승했다. 그렇게 선택되어 링에 오른 선수는 8기통 수퍼차저 엔진으로 폭력에 가까운 배기음을 자랑하는 재규어 F-페이스 SVR과 911의 캐릭터를 덧입힌 SUV, 포르쉐 카이엔 쿠페. 여러분이라면 어떤 차의 손을 들어줄 텐가?
Who is the best cost-effectiveness?
맹범수 야생 재규어의 그롤링을 들어본 적 있습니까? F 페이스 SVR(이하 SVR)은 진짜 맹수의 포효를 냅니다. 누구나 초저주파 배기 사운드를 듣는 순간 기가 한풀 꺾이기 마련입니다. 사실 포르쉐 카이엔 쿠페와 비교할 수 있는 건 가격뿐입니다. 1억2천만원대의 SVR은 재규어가 마니아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수퍼차저 과급되는 V8 5.0L 엔진은 550마력을 발휘하는데, 3억원 짜리 레인지로버에도 탑재되는 엔진이지요.
F 페이스에서 그 매력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으니 2억원의 바겐세일이랄까. 사실 가격이 싼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내장재에서 많은 원가절감을 했습니다. 소재들은 재규어답지 않아요. 옆에 있는 카이엔 쿠페의 소재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카이엔 쿠페 옵션 가격이 궁금하네요.
신종윤 카이엔 쿠페 시승차는 20여 개의 옵션을 넣어 옵션 가격만 4천만원에 달합니다. 기본 찻값은 1억1,360만원이고요. 덕분에 정말 좋은 가죽으로 덮여있습니다. 재규어는 가죽을 잘 다루는 메이커 중 하나인데, SVR의 소재는 기존에 봐왔던 가죽들에 비하면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세월이 느껴지는 실내 디자인은 카이엔 쿠페의 최신 감각에 비할 바 못 됩니다. 외형만큼은 SVR이 미학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카이엔 쿠페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도 충분히 매력 있지요. 게다가 카이엔 쿠페는 MLB 에보 플랫폼을 사용합니다. 투아렉부터 우루스와 벤테이가까지 아우르는 완성도 높은 뼈대죠. 비록 파워트레인 스펙은 SVR보다 열세에 있지만, 두 차 모두 분명 SUV입니다. 와일드한 스포츠 주행을 고려한다면 스포츠카를 추가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Super VS Specialty
맹 스포츠카를 탄다는 것은 국내에서는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익숙한 곳을 제외하면 자유로이 다닐 수 없다는 점이 단점이죠. 불법으로 설치된 범프나 맨홀 파임, 진입각이 높은 주차장에서 속수무책입니다. 하지만 SVR은 이런 고충을 완전히 덜어줍니다. 거주성을 논할 수 없는 스포츠카와 달리, 여유로운 적재공간과 안락성을 지닌 SUV는 지방 출장이나 여행에서도 진가를 발휘합니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사운드와 동력성능까지 제공합니다. 걸어 다니기 위해 신발이 존재하듯, 차 역시 실질적으로 타고 다녀야 가치가 있는 게 아닌가요. 이 때문에 산과 계곡, 평원을 누빌 수 있는 수퍼 SUV가 대세인 셈이죠. 맹렬한 고성능임에도 차체 바닥 긁힐 염려 없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이 모든 것을 갖춘 존재가 SVR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 말씀하신 내용은 바이크 쪽에서도 통용이 되기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고속 와인딩 투어에서 수퍼 바이크보다 BMW GS 같은 듀얼 퍼포즈 모델들이 더 빠르다는 얘기와도 같은 맥락이겠군요. 듀얼 퍼포즈의 활용도가 입소문을 탄 뒤 큰 흐름이 됐는데 고성능 SUV도 훗날 재평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러면 SVR이 얼마나 화끈하고 재밌는 달리기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알려주시죠.
맹 V8 5.0L 엔진은 수퍼차저 과급으로 550마력을 냅니다. 터보 엔진과 달리 자연흡기의 리니어하고 맹렬한 회전 질감을 자랑합니다. 사골이라는 비판은 있지만, 개선에 개선을 거듭한 엔진이어서 트러블은 적은 편입니다. 변속기는 람보르기니 우루스나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의 칼 같은 반응성은 아니고, 느긋한 그랜드 투어러 세팅입니다.
전동화의 물결이 거센 가운데, 대배기량 8기통의 내연기관이 주는 매력은 분명합니다. 가속 페달을 밟고 시프트 업, 액셀 오프, 시프트 다운 그리고 재가속 시 재규어의 포효가 운전자의 뇌와 심장을 파고들어 일상의 근심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집니다. 게다가 거센 스포츠 주행에서 세미 버킷 시트도 한몫합니다.
신 SVR의 활용도나 호쾌함에 저도 마음이 동하기는 하네요. 인정할 건 인정하겠습니다. 동승해본 입장에서 너무 재미있는 SUV였던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카이엔 쿠페를 섭외한 목적은 달리는 즐거움에 치중하기보다 자동차로써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8기통처럼 폭력적인 박력은 없지만 매우 치밀하죠. 촘촘하게 짜여있는 정밀 기계공학의 끝판왕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카이엔 쿠페는 엔진보다는 변속기 자랑을 하고 싶어요. 정말 똑똑하거든요. 단수를 오르내리는 것부터 스포티한 감성을 느끼고 싶을 때, 혹은 아닐 때를 다 알고 원하는 대로 맞춰서 반응합니다. 달리기 위한 장난감으로써 SVR을 내세우고 싶다면 이쪽도 이쪽대로 영민함을 어필하고 싶습니다. 물론 달리기 쪽에서는 맞상대가 되질 않으니 달리는 얘기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대신 SVR에 비하면 승차감이나 공간감이 훨씬 좋죠?
맹 두 차 모두 에어 서스펜션이 달렸지만, 카이엔 쿠페는 컴포트, SVR은 다소 단단한 세팅입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카이엔 쿠페가 편해서 좋다고 생각하실 거에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물렁함보다 딱딱한 승차감을 선호합니다. 물론 카이엔 쿠페가 말캉하다는 뜻은 아니고, SVR 대비 그렇다는 얘기죠. 그리고 공간 말씀하셨죠?
카이엔 쿠페가 F 페이스보다 위 체급이다 보니 여유로운 게 사실입니다. 뒷자리 머리 공간을 손해 보지 않으려고 힙 포인트까지 낮춘 것을 보면 포르쉐의 고심을 엿볼 수 있네요.
신 용케 알고 계시는군요. 낮아진 루프라인(↓4cm)에 맞춰 뒷좌석 시트(↓3cm)도 낮춰줬답니다. 그래서 일반 카이엔 모델에 비해 줄어든 머리 공간은 1cm 남짓이라고 하더군요. 운전석은 팬시합니다. 두 모델 모두 브랜드 공통 디자인을 사용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하이테크한 감성, 최신 감각은 포르쉐가 한 수 앞섭니다. 스티어링 휠 역시 마찬가지. 다이얼을 돌려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하는 포르쉐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인 동시에 멋지지요. 다소 진부할 수 있겠지만 스포츠 리스폰스 버튼으로 20초간의 부스트, 뭔지 아시죠?
맹 20초간 파워트레인의 반응도를 최대한 쥐어짜 호쾌한 달리기를 돕는 그런 조잡한 기능에는 관심이 가지 않네요. SVR의 액셀 페달을 꾹 밟으면 그보다 훨씬 희열이 있으니까요.
신 조잡조잡..이라뇨. 이게 얼마나 치밀하고 정교한 어? 대단한 기능인데, 그리고 이거 포르쉐에요. 어디 가서든 포르쉐 샀다고 하면 다른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맹 이 차는 SVR 배지가 달렸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두말할 나위 없죠. 한 바퀴 더 태워드려요?
JAGUAR F-PACE SVR
PORSCHE CAYENNE COUPE
신 네, 가시죠. 근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카이엔 쿠페가 더 설득력이 있을 거……
맹 출발합니다.
(QR코드를 스캔하시면 F-페이스 SVR의 배기 사운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글 맹범수·신종윤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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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