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업장에 직접 출입하지 않고도 100m 이상의 높은 굴뚝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게 돼 불법 배출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굴뚝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 비산배출되는 초미세먼지 원인물질을 햇빛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원거리에서 측정하는 태양추적적외선(SOF) 측정법을 최근 확립했다며 6일 이같이 전했다.
원인물질은 발생원에서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초미세먼지로 전환되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다.
비산배출은 굴뚝 등 정해진 배출구를 통하지 않고 사업장의 저장시설, 밸브 등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대기로 직접 배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정확한 배출량 산정이 어렵고, 오염원을 찾아 배출기준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마련된 태양추적적외선 측정법은 태양과 측정 장비 사이에 커다란 가상의 기둥을 만들고, 사업장 전체를 마치 높은 성벽처럼 에워싸 비산누출 지점을 찾아내고 배출량을 정량적으로 산출한다.
이 측정법은 미국 및 스웨덴 등에서 대형 석유화학산단 관리에 쓰이는 입증된 기술이며, 유럽에서는 초미세먼지 원인물질 배출량 측정을 위한 최적가용기법(BAT)으로 사용하고 있다.
분광학적 기법은 사업장 부지경계를 넘어가는 오염물질의 배출특성 파악에 용이하며 실시간 분석 및 감시가 가능해 사업장 내 비산누출 또는 비정상 가동 시 실시간 스캐닝을 통해 빠르게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이 기법을 이용하면 부지경계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장 배출량 추정 및 누출지점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부지경계 측정으로 각 사업장 내 배출량을 파악해 각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이려는 노력 강화 및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고농도 오염물질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의 누출 및 누락 배출원을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이동형 감시 차량을 이용해 비산 배출원, 즉 누출이 의심되는 공정을 파악해 빠른 조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향후 드론 등과 연계해 대기오염물질 고농도지역 원인 파악 및 대기 의심지역 미세먼지 배출농도 지도 작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 12월 추가경정예산으로 이번 태양추적적외선 장비를 도입했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시험운영을 거쳐 이 장비의 측정법을 확립했다.
이 측정법을 적용하면 대기환경측면에서 비산배출 오염물질을 정량적으로 산출해 저감할 수 있고, 기업에서는 원료나 제품의 누출을 방지해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2020년 12월~2021년 3월) 중에 대산 등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에서 태양추적적외선 장비를 활용한 현장 측정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동안 이동 측정을 통해 공정에서 비산누출되거나 비정상 가동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측정했으며, 특정 사업장 저장탱크의 누출을 발견해 개선 조치를 취한 사례도 있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앞으로 모바일 기반의 원격분광측정을 통해 초미세먼지와 오존의 생성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를 측정하고 배출량을 조사해 측정 기반 배출계수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영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이번 태양추적적외선 분광기법은 대기오염물질 배출 감시를 위한 목적 이외에도 공정 누출 등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과학 기술로 기업들과의 상생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더뉴스프라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