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체 건물에 약 6.4GW(원전 6기 용량) 경유 비상발전기 설치되어 있어
서울시는 시내 건물마다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비상발전기를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하는 경유 발전기에서 연료전지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5월부터 착수한다고 밝혔다.
현재 비상발전기는 소방시설법 및 국가건설기준 등에서 경유 또는 가스 발전기 등 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으로만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이 중 대부분 가장 저렴한 경유발전기로 설치되고 있다.
건물에 설치되는 비상발전기는 화재, 재난 등 상황에서 소방시설의 가동을 위한 비상전원과 건물의 정전 시 피난승강기, 기계실 내 필수설비 등 피난시설의 가동을 위한 예비전원으로 구분된다.
지난 2011년 전국 순환정전 이후, 여름·겨울철 전력사용량이 증가할 때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건물 내 비상발전기 가동을 국가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비상발전기가 경유 발전기여서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환경보전법」상 비상용 발전기는 배출가스 점검 및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오래된 경유 비상발전기에서는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배출량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비상발전기는 건물 규모와 용도에 따라 1~4주마다 30분 정도 점검가동을 하는데, 이때 점검은 발전기가 작동하는지 여부에만 중점을 둔 무부하운전*으로 하여, 경유 연료의 불완전 연소로 대기오염물질이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다.
특히, 서울은 건물 개수가 많아 비상발전기인 경유발전기가 서울 전체 건물에 약 6.4GW(원전 6기 용량) 설치·운영되고 있다. 이를 연료전지로 전환할 경우, 상당량의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고 상시가동도 가능하여 서울의 전력자립을 위한 분산형 전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도시 내 연료전지는 도시가스 배관과 연결, 도시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만들어 바로 발전에 쓰기 때문에, 경유발전기처럼 별도의 연료저장설비가 필요 없으며 상시 가동이 가능하므로, 평시에는 주변에 전력을 공급하고 비상시에는 건물에 비상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서울은 전력 수요의 대부분을 서울 외부에서 받고 있는데, 이는 장거리 송전 손실, 대형송전탑 갈등 유발 요인이 된다. 특히 국내 전력생산과정에서 사용되는 연료소비량의 51%가 석탄*으로 많은 전력사용은 대기오염을 가속화시키게 된다.
서울에서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건물은 석탄 발전에 기반한 저렴한 전기요금 혜택을 보고 있으면서 그에 따른 환경개선 책임은 국가적으로 공동부담하고 있는 만큼 건물은 친환경 수단으로 전력자립률을 높여야 하는 책임이 있으며, 이러한 책임 이행을 위해 비상발전기로 연료전지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가동시키도록 제도화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연료전지를 비상발전기로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용역을 시행하여 관련 규정 개정안, 기술기준 마련 및 환경·경제·산업 부문별 효과를 분석해 그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자료화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간 여러 연구 보고서에서 비상전원으로 연료전지 활용을 제안한 바 있으나, 이를 위한 관련 규정 개정안이나 효과분석이 없는 단순 제안으로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는 없었다.
이번 연구용역은 이 달부터 6개월간 진행되어 오는 10월 경 완료될 예정이다. 각 분야별(소방, 건축, 전기, 연료전지, 마이크로그리드 등) 전문가로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매월 정기적으로 용역 진행방향과 내용에 대해 의견을 듣고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용역 결과물을 도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아울러 연료전지 업계와 협업하여 비상발전기용 연료전지 시제품 개발 및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도개선 및 제품 상용화가 완료되면 서울시 신축 건물에는 비상발전기의 일정 비율을 연료전지로 설치하도록 의무화하여 연료전지 산업계의 투자 유도 및 유관 산업도 활성화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엄의식 서울시 환경에너지기획관은 “그간 환경개선을 위한 노후 경유차 퇴출 추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물에 비상 경유발전기를 설치하게끔 되어 있는 현 제도의 문제는 주목받지 못했다.”라며 “비상발전기로 연료전지를 활용한다면 대기환경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상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24시간 발전이 가능하여 보다 안전한 비상전력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국가적인 전력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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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