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에이비시(ABC)협회 부수공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언론 보조금 지원 기준에서 ABC 부수 기준을 제외하고 ABC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한국에이비시협회에 지원했던 공적자금 잔액 45억 원을 환수한다.
문체부는 한국에이비시협회에 권고한 제도개선 조치 사항에 대해 최종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9일 이같이 발표했다.
ABC 부수공사 결과는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 등의 광고시행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지난해 기준 2452억 원에 달하는 인쇄 매체 정부광고제도에 정책적으로 활용됐고, 언론 보조금 지원 기준 및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에 의거한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 조건 등으로 사용되고 있어 제도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간 부수공사와 관련해 언론 등에서 지속적으로 신뢰성 논란이 제기됐고, 최근에는 새 신문지의 폐지 판매 및 동남아 등으로의 수출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돼 논란이 야기됐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에이비시협회에 대한 사무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신문사의 부수보고 → 협회의 표본지국 선정·통보 및 공사원 배치 → 표본지국 공사(실사) → 보정자료 인정 및 인증위원회 운영’으로 이어지는 부수공사 과정 전반에서의 불투명한 업무 처리를 확인하고, 지난 3월 16일 에이비시 부수공사의 투명성·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 조치 17건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문체부는 사무검사 권고사항이 6월 30일까지 이행되지 않을 경우 ABC 부수공사의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는 등 추가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계획임을 미리 통보했다.
문체부는 권고 조치 이행 시한인 지난달 30일 한국에이비시협회가 제출한 최종 보고를 토대로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 엄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도개선 조치 권고사항 총 17건 중 불이행 10건, 이행 부진 5건, 이행 2건으로 제도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이행 결과나 의지가 미진해 종합적으로 조치 권고를 불이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제도개선 불이행 주요 사례를 보면 ▲표본지국 제3자 참관, 공사원 무작위 배치 권고에 대해 향후 2021년 하반기부터 시행 예정 답변(→현재 시점 불이행) ▲유가율·성실률 추가 파악을 위한 공동조사단 구성 및 추가조사 권고에 대해 조사단 구성 및 대상지국 방문 비협조(→불이행) ▲지국 통보 시점 단축 등 공사방식의 근본적 개선 권고에 대해 2022년부터 제한적·단계적으로 시행 계획으로 매체사·지국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변(→현재 시점 불이행) ▲신문협회, 광고주협회, 제3자가 동등한 비율로 이사회 참여토록 개선 권고에 대해, 협회 답변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행 의지 확인 불가로 불이행) 등이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앞으로 언론 보조금 지원 기준에서 에이비시 부수 기준 제외, 한국에이비시협회에 지원했던 공적자금 잔액 약 45억 원 환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인쇄매체 정부 광고 집행 때 신문사 대상 조사였던 ‘부수’를 대체해 핵심지표로서 전국 5만 명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구독자 조사’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언론중재위원회의 직권조정 건수, 자율심의기구 참여 및 심의 결과 등 언론의 사회적 책임 관련 자료를 활용하도록 정부 광고 제도를 본격 개편한다.
이러한 구독자 조사, 사회적 책임 등 핵심지표와 함께, 참고지표로서 포털제휴, 기본 현황, 인력 현황, 법령준수 여부 등의 객관적인 복수 지표를 활용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ABC 부수의 정책적 활용 중단을 위해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 등의 광고시행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하는 한편, 연내 구독자 조사를 추진해 내년부터 새로운 지표에 따라 정부광고를 집행하기로 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정부광고제도를 개편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지표를 토대로 매체의 영향력을 파악하고 연간 2452억 원에 달하는 인쇄 매체 정부 광고가 더욱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집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 신문지가 해외에 폐지로 수출되는 등 ‘부수’를 참고지표로 활용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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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