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R&D에 해외 우수 연구기관 참여 허용...국가인재 키우는 연구로 전환
정부R&D 제도혁신 방안 마련...사업평가에 상대평가 도입, 하위 20% 구조조정
또한 예타 조사 기준을 완화해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대응하고, R&D 사업평가에 상대평가를 도입해 하위 20% 사업은 구조조정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내년 주요 연구개발사업(이하 ‘주요R&D’)에는 예산 21조 5000억 원을 책정했는데, 나눠먹기·성과부진 사업 점검으로 108개 사업을 통·폐합해 3조 4000억 원을 삭감한 결과이다.
반면 첨단바이오, 인공지능, 양자, 사이버보안 등 7대 핵심분야에는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등 혁신사업에 10조 원을 집중투자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의 ‘정부R&D 제도혁신 방안’과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결과’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R&D 예산 배분부터 집행·평가 전 단계에 걸쳐 혁신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해 이번 제도혁신 방안과 예산 배분·조정결과에 담았다.
특히 윤석열 정부 과학기술 철학이 ‘R&D를 R&D답게 하는 것’인 만큼 이를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 실력으로 경쟁하는 연구,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함께하는 연구를 통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인재를 키워낼 계획이다.
이에 내년 예산배분·조정 시 중소기업 뿌려주기식 사업과 단기현안대응을 이유로 대폭 늘어난 사업 등을 과감히 구조조정했다.
이번 재편을 바탕으로 향후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적 R&D와 국가임무수행을 위한 필수 R&D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정부R&D 제도혁신 방안
해외 우수 연구기관이 우리 R&D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연구성과의 소유와 활용 등 국제공동연구 추진에 필요한 사항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출연(연) 연구자가 기관 칸막이를 넘어 국내외 대학, 연구소, 기업 등과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도록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을 선발해 지원한다.
정부R&D가 더욱 신속하고 유연하게 국가·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정부R&D 지원시스템을 혁신한다.
현재 R&D 예비타당성 조사는 ‘일정규모 이상의 모든 연구개발 사업에 적용’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적 연구가 적시에 착수되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이에 연구시설·장비 구축, 체계개발 사업 등을 제외한 순수 R&D 사업은 조사 기준 및 절차를 대폭 완화하고, 특히 도전·혁신적 R&D 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적극 추진한다.
예산을 배분·조정할 때도 부처별 예산 상한인 지출한도에 기계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국가적 임무 달성에 꼭 필요한 분야에 예산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
부처 고유임무에 대한 계속사업 확대를 통해 R&D 사업 파편화를 방지하고, 출연(연)에도 핵심임무별 통합 예산을 도입하고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영해 경쟁을 통해 실력있는 기관에 예산과 인력을 지원한다.
특히 평가제도를 혁신하고 데이터 기반의 투명하고 전문적인 R&D 관리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연구관리의 입구부터 출구까지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17개 연구관리전문기관의 역량을 점검하고, ‘범부처 연구관리 전문기관 혁신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
과제평가 시에는 상피제 완화 등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인있는 기획과 R&D브로커 등 카르텔 유인 요인을 타파하기 위한 투명성 강화방안을 병행 추진한다.
한편 올해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 범부처R&D통합관리시스템(IRIS)은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투명한 연구관리와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IRIS 2.0’로 전면 고도화해 활용한다.
탁월한 연구자 선정, 유사·중복 연구, 특정인 연구독식과 같은 부적절 연구실태 방지, 과제 선정의 신뢰성·연구비 집행의 투명성, 평가의 전문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누수되는 R&D 예산은 철저히 막는데, 올 하반기부터 매년 성과 저조 사업과 국회 등 외부 지적 사업 등 낭비적 요소가 있는 사업은 ‘재정집행 점검단’을 통해 면밀히 재정집행 점검을 실시한다.
그리고 이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하거나 차년도 예산을 삭감하고, 그동안 온정적으로 이뤄져 왔던 R&D 사업평가에 상대평가를 전면 도입해 하위 20% 사업은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결과
이번 예산 배분·조정결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적 R&D 집중투자와 대한민국을 이끌 미래세대 육성 강화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에 부합하는 주요 연구개발사업 예산으로 21조 5000억 원을 반영했다.
다만, 기업 보조금 성격의 나눠주기식 사업과 성과부진 사업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한 결과 108개 사업을 통·폐합하는 등 3조 4000억 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특히, 국가전략기술은 올해보다 6.3% 증가한 5조 원을 투자하는데 첨단바이오(16.1%↑), 인공지능(4.5%↑), 사이버보안(14.5%↑), 양자(20.1%↑), 반도체(5.5%↑), 이차전지(19.7%↑), 우주(11.5%↑) 등 7대 핵심분야에는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먼저, 글로벌 연대를 통한 초일류 경쟁력 확보와 세계최고 인재양성에 2조 8000억 원을 투입한다.
또한 보스턴 바이오협력 프로젝트 등 국내외 우수그룹 간 세계최고 연구와 글로벌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협력하는 글로벌 R&D 지원을 확대한다.
젊은 연구자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선도연구 참여를 적극 지원하며,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연구가 가능하도록 대학 등 연구시설·장비를 글로벌 수준으로 고도화한다.
대학이 학생인건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기초연구사업의 학생인건비 의무지출 비율도 상향한다.
국가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전략기술 분야에 2조 5000억 원을 투자하는데, 기술안보 중요도가 높은 혁신 기술의 내재화와 우주·차세대원자력 등 차세대 핵심기술개발 및 민간역량 강화를 집중 지원한다.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주력산업 분야 초격차 기술확보를 위해 3조 1000억 원을 투입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모빌리티 등 주력산업의 핵심기술 확보와 관련 소재·부품의 초격차 유지를 지원한다.
특히 AI반도체, 전고체배터리 등 민간투자가 아직 상대적으로 적은 차세대 원천기술 개발에 투자를 강화한다.
세계최고 수준의 디지털 역량확보와 디지털 융합에 1조 6000억 원을 투자해 디지털 인프라·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이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국방 분야는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무기체계 기술개발 고도화와 필수요소 기술의 적기 확보 등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공R&D 분야는 각종 범죄와 재난·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일선 현장에서 꼭 필요한 기술에 중점투자한다.
국가적 문제로 부상한 마약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마약 탐지·추적부터 중독 예방·치료까지 전주기 R&D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중밀집 안전사고와 호우로 인한 도시침수 등 다양한 재난·재해에 선제적인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투자를 강화한다.
탄소중립 분야는 철강, 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의 저탄소 전환과 직결된 기술확보, 수소기술 등 핵심R&D 중심으로 투자하고, 공공기술 사업화나 첨단기술 분야 초기 창업 등을 중심으로 지원한다.
한편 기초연구와 출연(연) 예산은 연구개발 생태계 전반의 기반으로서 역할을 고려해 감축은 최소화하고, R&D 투자의 비효율도 개선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동안 누적된 비효율을 과감히 걷어내어 효율화하고, 예산과 제도를 혁신하여 이권 카르텔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R&D 비효율을 미리 예방하고 대처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과기정통부부터 먼저 혁신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장관은 또 “R&D 혁신이 힘들고 어려울 수 있으나 우리나라가 기술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 이루어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R&D다운 R&D로의 혁신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50만 과학기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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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