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PBV 콘셉트 및 연계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기아는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All Set for Every Inspiration)’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lit Vehicle)’라는 PBV의 기존 개념을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고객 중심의 토탈 모빌리티 솔루션’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아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웨스트 홀(Las Vegas Convention Center West Hall) 내 1만1000ft²(약 309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영감을 주는 공간(Place of Inspiration)’이라는 테마 아래 파크(Park), 시티(City), 홈(Home), 팩토리(Factory)의 전시존 4곳을 구성해 PBV 콘셉트 라인업 5종과 PBV 전용 혁신 기술 2개 등을 공개했다.
◇ ‘PV5’,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춤형으로 연결되는 다재다능한 PBV
‘PV5’는 이번 기아 전시의 핵심을 이루는 중형 PBV 콘셉트 모델이다.
PV5는 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의 적용을 통해 하나의 차량을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범용성에 기반해 고객의 세분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맞춤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아는 CES 2024에서 △PV5 베이직 △PV5 딜리버리 하이루프 △PV5 샤시캡 등 PV5의 버전 3종을 전시했다.
PV5 베이직은 헤일링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델로, 차량을 호출한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PV5 베이직에는 극대화된 공간감을 누릴 수 있는 높은 전고, 시트를 회전시키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방향 전환이 가능한 혁신적인 작동 방식의 슬라이딩 양방향 플립시트, 휠체어의 원활한 승하차를 위한 리프트 등 교통약자의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과 기능이 다수 적용됐다.
PV5 딜리버리 하이루프는 물류 운송에 최적화된 모델로, 헤드룸의 확장을 통해 공간의 활용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화물 공간에서 몸을 굽히지 않아도 되는 넉넉한 실내 전고를 갖췄을 뿐 아니라 편리하게 배송 용품을 분류할 수 있는 다양한 수납 콘셉트 등이 구현돼 있다.
PV5 샤시캡은 PV5의 유연성과 범용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샤시캡(Chassis-Cab) 부분을 강조한 전시물로, 운전석을 제외한 후면 변동부(모듈)를 교체하는 ‘이지스왑(Easy Swap)’ 기술을 통해 1대의 차량이 필요에 따라 사무실, 작업실, 창고 등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PV5는 2025년 본격 출시될 예정이며, 기아는 이번 CES를 통해 공개한 버전들 외에도 PV5에 기반한 로보택시(Robotaxi) 모델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 ‘PV7’과 ‘PV1’ 콘셉트… 차량 간 연계를 통한 물류 운송의 최적화
기아는 이번 전시에서 PV5 콘셉트 라인업 외에도 ‘PV7’과 ‘PV1’ 콘셉트 실물을 전시했다.
PV7은 이번 CES를 통해 공개된 PBV 콘셉트 중 가장 넓은 공간과 가장 긴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대형 모델로, 장거리 물류 운송에 적합하다.
PV1은 단거리 물류 운송을 위한 소형 모델로, 회전 반경을 최소화할 수 있는 드라이빙 모듈이 장착돼 있다. 이를 통해 직각 운행, 사선 주행, 제자리 회전, 피봇 턴(Pivot Turn) 등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해 일반 차량은 운행이 불가능한 좁은 공간에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 피봇 턴: 차량의 중심축을 임의로 설정해 원하는 위치로 차량을 자유롭게 회전시키는 것
기아는 장거리 물류에 특화된 PV7과 좁은 공간에서도 민첩한 이동이 가능한 PV1의 연계를 통해 물류의 시작부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까지 포괄하는 최적의 운송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를 의미
◇ ‘레일&타일 시스템’, ‘캐비닛/프레임’ 등 신개념 아이템을 PBV 콘셉트에 적용
기아는 이번 CES를 통해 공개한 PBV 콘셉트 라인업 5종에 PBV의 활용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신개념 아이템을 적용 및 공개했다.
먼저 ‘나만의 차량’을 만들 수 있는 액세서리 모듈인 ‘레일 시스템(Rail System)’과 ‘타일 시스템(Tile System)’을 선보였다. 고객은 차량의 천장, 바닥, 사이드 패널은 물론 차체 외부에도 장착이 가능한 ‘레일’과 ‘타일’을 통해 특정한 목적에 최적화된 차량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다양한 개인 물품들을 차량에 거치함으로써 나만의 취향을 반영한 차량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컨대 차량 내부 측면과 천장에 위치한 레일은 액세서리를 탈부착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으며, 타일의 경우 수납 등의 기능을 갖춘 다양한 용도의 패널을 부착해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차량 간 상호 연결성과 호환성을 높임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 및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는 ‘캐비닛(Cabinet for Logistics)’과 ‘프레임(Frame for Lifestyle)’ 또한 공개됐다.
‘캐비닛’은 물류 운송을 보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크기·종류·배송 지역 등에 따라 분류된 상품들을 규격화된 보관장(캐비닛)에 탑재해 PBV로 운송할 수 있다. 캐비닛을 이용할 경우 차량에서 차량으로 물품을 이동시키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차량 관제 시스템(FMS, Fleet Management System) 등에 기반한 물류의 자동화가 실현될 경우 화물 운송 과정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프레임’은 PBV에 탑재 가능한 이동형 서비스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쇼룸, 벤치 테이블, 조리기구, 스타일러, 엔터테인먼트 사양 등으로 활용 가능한 여러 종류의 프레임 중 원하는 프레임을 골라 차량에 실은 뒤 목적지에 도착해 꺼내어 사용하는 방식으로 아웃도어 카페나 매장 등을 구성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번 CES에서 공개된 PBV 콘셉트 라인업에는 다른 차량들 및 보행자들을 대상으로 시각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전/후면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패널(Interactive Display Panel), 투명 필름을 통해 개방감을 높이면서 태양열을 통한 충전을 가능하게 한 파노라마 솔라루프(Panorama Solar roof) 등이 적용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 차체 공간의 한계 넘어설 수 있는 PBV 전용 혁신 기술 2개 선보여
기아는 이번 전시에서 PBV 콘셉트 실물뿐 아니라 PBV 전용 혁신 기술 2개를 함께 공개했다.
먼저 ‘이지스왑(Easy Swap)’은 차량의 모듈 부분을 교체하는 기술로, PV5 샤시캡 1/3 스케일 전시물을 통해 실제 작동 방식을 확인해볼 수 있다. 사용자는 승하강 장치를 통해 ‘드라이버 모듈’이라고 불리는 고정 플랫폼에서 ‘비즈니스 모듈’을 떼어낸 후 용도에 맞는 다른 모듈을 결합함으로써 하나의 차량을 사무실, 고급 리무진, 캠핑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지스왑 기술에는 전통적인 볼트 체결 방식 대신 자기력과 기계력을 모두 사용하는 원터치 전동식 하이브리드 체결 방식이 적용돼 모듈의 쉽고 빠른 교체는 물론, 고정 플랫폼과 모듈 간의 결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지스왑 기술이 상용화되면 낮에는 헤일링, 밤에는 딜리버리를 제공하는 서비스, 주중에는 업무용/주말에는 캠핑용으로 차량을 활용하는 서비스, 교환 설비와 모듈을 구매해 ‘이지스왑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나믹 하이브리드(Dynamic Hybrid)’는 기아가 PBV의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해 개발한 세계 최초의 혁신 차체 구조 기술로, 경량화 표준 멤버(Member)와 경량화 표준 조인트(Joint)의 단순 조립을 통해 프레스, 도장, 용접 등의 공정 없이도 원하는 크기의 차량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가구 디자이너가 자신이 만든 소파의 길이에 꼭 맞춰진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경량화 표준 멤버: 차체의 확장을 위해 서로 연결되는 수평 형태의 구조물
※ 경량화 표준 조인트: 각 멤버들을 이어주는 연결 구조물
이러한 단순 조립 방식은 대규모의 생산 설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기술이 본격 도입될 경우 마이크로 팩토리를 통한 차량 생산 또는 ‘키트’를 배송받아 개인이 차량의 바디를 조립하는 방식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마이크로 팩토리: 첨단 제조 장비를 활용해 빠른 시간 내에 제품 생산이 가능한 초소형 공장
이에 더해 다이나믹 하이브리드에 사용되는 멤버 및 조인트의 경우 고강도·고강성을 갖춘 경량화 표준 구조로 다양한 차체에 공용으로 적용이 가능해, 이를 활용해서 만들어지는 차량은 일반 차량 대비 제작에 필요한 부품 수는 감소하면서도 차체 강성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어 그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2개의 PBV 전용 혁신 기술이 차량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고객이 PBV를 통해 삶을 보다 더 편리한 방향으로 재정의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기아, 별도 전시 공간 마련하고 ‘EV 라이프스타일 체험’ 제공
기아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센트럴 플라자(LVCC Central Plaza)에 ‘도심 속의 휴식처(A Sensory EV Oasis)’라는 테마로 5600ft²(약 157평) 규모의 별도 야외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 또한 양산차 2종(EV6, EV9)과 콘셉트카 2종(EV4, EV3)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아의 의지를 담은 ‘지속가능한 10가지 필수 소재(The 10 Must-have Sustainble items)’ 등을 전시했다.
EV6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전용 전기차 EV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로 ‘2022 유럽 올해의 차’, ‘2023 북미 올해의 차’ 등에 선정되며 우수한 상품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EV9은 기아의 전동화 대전환을 이끄는 새로운 플래그십이자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동화 SUV로, ‘2024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EV4 콘셉트는 기아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의 ‘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Power to Progress)’를 주제로 세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기아가 추구하는 차세대 전동화 세단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EV3 콘셉트는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Joy for Reason)’을 잘 표현한 외관을 갖췄으며, 고객의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게 변경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통해 최적의 사용성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기아는 별도 야외 전시 공간에서 ‘EV9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존’을 운영해 첨단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AHDA, Advanced Highway Driving Assist)과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 Highway Driving Pilot System) 기능을 체험해볼 수 있게 했으며, 전기차 배터리로 가정집에 전원을 공급하는 ‘V2H(Vehicle to Home)’ 기술 및 캠핑 장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 기술의 시연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기차를 활용한 이색적인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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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