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지역에 혼자 사는 노인 10명 중 4명은 30분 이내에 응급실 이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 지난해 9월 1일∼10월 15일 전국 농어촌지역 가구 약 40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령화, 지방소멸 위기가 가중되는 여건 속에서 주요 정책 대상인 만 39세 이하의 청년 가구와 증가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의 노인 1인 가구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농진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의료기관까지 가는데 평균 25.8분이 걸린다고 답했다. 이는 5년 전 조사보다 2.2분 증가한 수준이다.
‘보건소’ 등 공공의료기관(3.1%)보다 ‘병(의)원’ 등 민간의료기관(96.9%)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까지는 주로 자가용(57.8%)으로 이동했으며 청년 가구의 74.0%가 자가용으로 이동해 19.4분이 걸렸고, 노인 1인 가구는 59.5%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33.3분이 소요됐다.
응급실을 이용하는 가구의 78.6%는 응급실까지 30분 이내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노인 1인 가구는 66.4%만 30분 이내에 도착한다고 답했다.
또 질병 치료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청년 가구는 ‘적합한 의료기관을 찾기가 어려운 점’(26.0%)을, 노인 1인 가구는 ‘치료비 부담’(37.6%)을 각각 꼽았다.
농어촌 주민의 국민건강보험 가입률은 95.7%, 국민연금 가입률은 71.8%로 5년 전보다 각각 1.5%P, 7.3%P 증가했으며 국민연금 수급률은 26.4%에서 30.6%로 늘었다.
청년 가구의 국민건강보험 가입률은 99.9%로 직장 가입자(66.8%)가 지역가입자(33.1%)보다 많았고 노인 1인 가구는 가입률은 89.2%로 자녀 등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62.0%)가 가장 많았다.
농어가만 가입하는 농업인 보험 가입률은 증가하는 추세로 청년 가구 가입률은 농작물 재해보험 65.2%, 농기계 종합보험 51.0%, 농지연금 25.5%, 농업인 안전 보험 14.2% 순으로 집계됐다. 노인 1인 가구의 가입률은 각각 16.9%, 15.4%, 1.9%였고 농지연금 가입자는 없었다.
농어촌 주민의 종합 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53.4점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보면 환경·경관(65.9), 안전(64.6), 이웃 관계(61.0) 등의 만족도가 높았고 교육 여건(44.9), 문화 여가(43.0) 등은 낮았다.
현재 삶에 대한 행복감은 평균 57.5점으로 청년가구는 62.7점, 노인 1인 가구는 50.1점이었다. 행복 요인으로 청년 가구는 가족(37.3%)과 경제적 안정(24.4%)을, 노인 1인 가구는 건강(69.0%)을 주로 꼽았다.
청년 가구는 조사 가구 중 ‘현재 삶에 대한 행복감’은 가장 높았으나 농어촌생활 종합만족도는 가장 낮았으며 직업과 생활환경 요인으로 도시 이주를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청년 가구의 34.1%는 5년 안에 도시로 이주할 의사가 있다고 답해 전체 응답자의 이주 희망 비율(22.6%)보다 높았다. 청년 가구는 이주를 희망하는 이유로 취업 등 직업관련 사유(8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5년 내 이주 의사가 있다는 가구는 10.2%로, 그중 청년 가구(23.9%)는 직업(52.7%) 관련으로 이주를 희망했으며, 노인 1인 가구(1.6%)는 주택(61.3%) 관련이 많았다.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는 5년 주기로 실시하며 1년 차인 2018년은 종합조사, 2~5년 차(2019~2022년)는 부문별 조사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건의료, 사회안전망, 복지서비스, 생활 전반(해마다 조사)에 대한 심층 조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는 국무총리 소속의 ‘삶의질향상위원회’에 안건으로 보고해 농어촌 주민의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의 근거로 활용한다.
김상남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이번 조사로 농어촌 주민들의 사회안전망 관련 수치가 상승했으며 보건의료와 복지서비스 부문에서 개선이 필요한 과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청년 가구, 노인 1인 가구처럼 주민별로 맞춤형 정책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복지실태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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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