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국가신용등급 'AA-' 유지…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 박현아
  • 발행 2025-02-07 16:39
올해 경제 성장률은 당초 2.0%에서 1.7%로 하향 전망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해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다만,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당초 2.0%에서 1.7%로 낮춰 전망했다.

재정수지는 지난해 GDP 대비 1.7%에서 올해 1.0%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가계부채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임스 롱스돈 국제신용평가사 Fitch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결정이 견고한 대외건전성과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 및 수출 부문의 역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한국 경제와 국가 시스템에 실질적인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정치적 교착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 성과, 재정건전성 등이 악화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 위축,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내년부터는 소비 및 설비·건설 투자의 개선에 힘입어 성장률이 2.1%로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가 제시한 신용등급 상방요인은 ▲다른 AA 등급 국가 수준으로의 지정학적 위험 완화 ▲중기적으로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의 하향 경로 유지 등이다.

반면, 하방요인은 ▲정치적 교착 장기화에 따른 경제·재정정책 효과성 훼손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의 현저한 상승 ▲한국 경제를 심각하게 약화시킬 정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등이다.

먼저, 재정은 지속적인 재정수입 회복 및 지출 통제 노력에 따라 재정수지가 지난해(GDP 대비 -1.7%)보다 올해는 개선(-1.0%)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정치 상황에 따라 향후 재정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며, 고령화 지출 등으로 정부부채가 지속해서 늘어날 경우 신용등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표명했다.

피치는 이어서, 한국의 가계부채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고금리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역시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대응과 구조조정 노력에 힘입어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치는 대북 리스크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대남 적대 발언 등이 지속되면서,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 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피치의 진단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피치, S&P,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 고위급 인사와의 면담을 각각 두 차례 실시해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정책 대응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범정부 국가신용등급 공동대응 협의회를 출범시켜 여러 부처가 힘을 모아 대응하는 등 대외신인도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오는 11일부터 14일에는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가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해 피치, 무디스, 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한국 신용등급 담당자들을 만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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