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노동조합소방청지부(이하 공노총 소방노조)는 “소방청이 소방노조의 요구 사항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공노총 소방노조는 9월 26일부터 총 4가지 조건(△불통청장 물러나라 △근무방식 개선하라 △함정감찰 징계하라 △정책협의체 성실촉구)을 내걸고, 소방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이 허용된 지 3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소방 조직이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소방 현장 대원과 지휘부 간 소통다운 소통은 없었고 상명하복식 계급과 제복 근무 조직의 폐쇄성·경직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노조 허용 이후 현장 대원들의 요구사항이 노조 측으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소방청은 이런 시대적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과거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조직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공노총 소방노조의 판단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올 5월 코로나 구급 민원과 관련해 구급 대원 징계를 진행 과정에서 공노총 소방노조의 이의 제기 및 면담 신청을 거절했다. 또한 노조는 올 7월 제기된 함정 감찰 논란으로 소방청을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물의를 빚은 감찰부서 직원들은 버젓이 승진 대상자 명부에 올라 있다.
이 밖에도 대전 소방에서는 직장협의회 대표의 정당한 이의 제기를 억압, 갑질로 몰아가 당사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전북 소방에서는 한 관서장이 구급차를 사적으로 이용해 직위 해제되기도 했다.
공노총 소방노조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방청에 노사정책협의체 운영을 요구했다. 소방청은 이에 대해 “소통하겠다”며 정책협의체 운영을 받아들였지만, 이는 말뿐이었다. 각종 핑계를 대며 정책협의체 구성을 미루고 있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노조에 책임을 느끼는 자세 없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게 공노총 소방노조의 입장이다. 공노총 소방노조가 9월 27일 세종 소방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배경이다.
공노총 소방노조는 기자 회견, 1인 시위에 돌입하며 소방청에 노조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소방청은 지금까지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공노총 소방노조는 소방노조가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못해도 어떤 식으로든 답을 주면 시위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소방청이 무대응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방청은 “그럼 그 뜻이라도 공식 답변으로 표명해달라”는 요구마저 거절했다.
정은애 위원장은 “답변 거절은 소방청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신열우 소방청장을 비롯해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며 노조를 상생·대화 상대로 보기보다는 제왕적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 공적 권한을 개인 입신양명만을 위해 사용하는 꼴”이라며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대한민국 소방 조직 소방청과 수장 신 청장이 지금까지 어떤 생각으로 국민 안전을 책임지고 수많은 현장에서 희생당한 소방 공무원을 대해왔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정 위원장은 “불통과 제왕적 권위로 상생과 협력은 안중에 없고, 소방 공무원을 거리로 내모는 모든 책임은 소방청에 있으며 이를 회복하는 것 역시 소방청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노총 소방노조는 협력, 상생, 진정성 없이는 소방청 정책협의체 운영은 어렵다고 판단, 정책협의체를 보이콧할 예정이다. 대신 법률로 보장된 정식 교섭인 행정부 교섭을 신청한 상태다.
<저작권자 ⓒ 더뉴스프라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