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아세안 허브 싱가포르
한국과 싱가포르는 1975년 8월 수교 이래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각각 ‘아시아의 네마리 호랑이’로 불렸으며, 최근에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각기 두각을 나타내며 상호협력 기반을 넓혀나가고 있다.
한국은 2006년 아세안 국가 중 최초로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시켰다. 2018년 기준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98억 달러 수준으로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 중 우리의 제3위 교역국이다. 한편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에 누적 기준 197억 달러(1962~2018년)를 투자한 제4위 투자국이다. 우리 역시 싱가포르에 누적 기준 117억 달러(1980~2018년)를 투자했는데 이는 아세안 지역에서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싱가포르는 중동 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 최대 해외 건설시장으로도 손꼽힌다. 우리 건설사들은 싱가포르 주요 건물 및 기간시설 건설, 국토 매립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까지 싱가포르에 355건의 건설공사(417억 8000만 달러)를 수주(1965~2018년 누계 기준 4위)했다.
현재는 싱가포르 컨테이너항을 투아스(Tuas)항으로 이전·통합하는 초대형 항만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1, 2단계 공사에 우리나라 건설사(현대, 대림)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3단계 공사도 우리나라 건설사(현대)와 외국 기업(일본, 네덜란드) 합작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혁신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돋보여
양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서도 유사한 입장을 견지하며 협력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 한반도의 평화정착 문제에서 우리를 적극 지원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 싱가포르는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하고 기여했다.
한편 싱가포르는 혁신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개혁 노력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손꼽힌다.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마이스 산업(MICE: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사업(exhibition))을 주도하며,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약한 금융산업 및 서비스 산업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아세안의 허브국가로서 지역 내 법률서비스, 컨설팅 업무 등이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에 양자적 차원에서뿐 아니라 지역적 차원에서도 싱가포르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7월 한국 대통령으로는 15년 만에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했다. 2018년 7월 12일 문 대통령과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는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협의 및 합의를 거쳐 ‘한·싱가포르 공동언론 발표문’을 발표했다.
먼저, 양국 관계 발전의 든든한 토대인 정부와 국민 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상 차원을 포함해 고위급 인사 교류, 인재 양성을 위한 교류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과 우수한 첨단 과학기술 분야 인재의 교류를 넓히고, 아세안 공무원 역량 강화를 위한 ‘한·싱가포르 공동연수 프로그램’도 더 발전시키기로 했다.
양국 해외 ‘스마트시티’ 분야 공동 진출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양국 경제협력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약 200억 달러 수준의 교역 규모를 대폭 늘리고, ‘이중과세방지협정’의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해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건설에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왔다. 최근 싱가포르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교통·인프라 건설에도 계속 기여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리 총리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준비해나가는 데도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잘 접목하고 활용한다면 첨단 제조, 인공지능, 빅데이터, 핀테크, 바이오·의료 등 첨단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해외 ‘스마트시티’ 분야에도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기업들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개발과 관리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 강점이 있고, 우리 기업들은 정보통신(IT) 기술력과 같은 하드웨어 분야에 강점이 있다”며 “두 나라의 강점이 결합되면 아세안 지역을 포함한 세계 스마트시티 분야를 함께 주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을 확대하자는 뜻에서 양국 모두 중소기업을 총괄하는 부처도 신설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기업이 공동사업을 발굴하고,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양국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의 협력 범위를 해양 안보, 사이버 안보, 환경 등 비전통적 안보 분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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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