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미친 사람들, 하남 마이개러지
자동차 마니아라면 차고에서 손수 차를 정비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눈치 보지 않고 작업에 매달리는 개러지 라이프(Garage Life)를 한 번쯤 꿈꾸어 봤을 것이다. 한데 현실은 백야드는 커녕 주차할 자리도 없어서 헤매는 것이 현실. 자신의 차를 직접 케어 하고픈 마니아의 꿈을 실현시키는 공간으로서 하남 마이개러지는 어떨까?
마이개러지를 움직이는 삼인삼색 멤버들
마치 내 차고처럼, 마이개러지
마이개러지 김윤식 대표는 2018년 6월 경기 하남시 하산곡동 소재 700 평(200평 건물 두 동 및 야드) 규모 대지에 마이개러지를 오픈했다. 자동차 마니아의 문화공간을 표방하는 이곳은 올드카나 클래식카 오너의 카라이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배기 시스템을 점검 중인 오너와 MGP 이그저스트 미캐닉
자동차 마니아 중에서도 ‘중환자’ 경지에 이르면 정비소에 작업 맡길 때 그냥 넘기기 힘든 부분이 있기 마련. 셀프세차 후 왁스를 느긋하게 바르고 싶지만 대기하는 차 때문에 눈치 보일 때도 다반사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소시켜주는 곳이 바로 마이개러지다. 백야드나 개러지가 있는 미국과는 달리 국내에서 자가정비를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마이개러지의 존재는 더욱더 반갑다.
오너의 경험과 열정을 케어에 오롯이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마이개러지의 장점이다
이곳은 두 대의 시저리프트와 다양한 작업공구를 구비한 자가정비(D.I.Y) 존과 다섯 개의 셀프 세차 및 디테일링 베이(DIY존, 디테일링 존은 예약제로 운영), 대기하는 오너와 동행 방문객의 휴식을 위한 여유로운 공간의 카페테리아가 마련되어 있다. 자동차 배기 시스템에 특화된 튜닝숍, 자동차 테마의 디자인 에이전시, 클래식&올드카 전문 쇼룸 등이 입점해 다양한 볼거리와 경험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장기 해외출장 등 오랜 부재 시에 차를 관리하거나 위탁판매 시스템까지 갖췄다. 개인의 공구도 보관할 수 있으며, 마니아의 취향을 사로잡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쇼룸에 전시된 BMW E39 알피나 B10 3.3 과 벤츠 190E 2.3-16 세나. 그리고 국내 유일의 BMW E30 V8 4.0 스왑 모델
MGP 배기 공작소
왕년에 올드카나 클래식카를 타본 사람이라면 흡·배기 시스템 세팅의 중요성을 잘 알 것이다. 연식에 따라 개체의 상태가 다르지만 안정적인 배기 시스템은 올드카의 숙명인 자동차 검사에 대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마이개러지에는 배기 튜닝을 전문으로 하는 ‘MGP 이그저스트(My Garage Performance Exhaust)’가 있다. 주인장인 김우진 대표는 섬세한 테크니션으로 까다로운 배기 시스템을 직접 손본다. 그를 찾는 고객들은 희귀 올드카부터 신차와 인증을 앞둔 직수입차까지 다양하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디테일링 존. BMW E36/8 Z3 M 쿠페 같은 희귀 모델도 만나볼 수 있다
클래식 베이
기존 올드카의 ‘썩차’ 이미지를 개선시키고 누구나 공유하면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염원해 클래식 베이를 오픈했다. 이곳의 주인장은 음악인이자 BMW파일인 박변계 대표. 쇼룸에는 BMW E39 알피나 수동 컴플리트카와 벤츠 190E 2.3-16 세나 그리고 BMW E30 316i가 있다. E30 316i는 순정은 아니다. 대신 놀라운 반전이 있다. 무려 V8(M60B40) 가솔린 엔진과 게트락제 420G 6단 수동변속기를 이식했다. 덕분에 ‘프랑켄슈타인(Franky)’이라는 애칭의 흉포한 차로 탈바꿈했다.
박대표는 오너 간에 교류와 데이터 축적을 통해 궁극적으로 플랫폼 구축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그는 클래식 베이에서 전시 또는 판매, 정보교류뿐 만 아니라 놀이터 문화로 발전되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밟혔다. 10월 7일 마이개러지가 주관했던 ‘마이개러지 올드카즈 앤 커피’는 개러지 라이프를 선도하기 위한 첫 출발이었다.
마이개러지 카페테리아에서는 수제 햄버거와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개성이 뚜렷한 삼인삼색 멤버들
마이개러지를 이끄는 세 명은 삼인삼색의 개성을 자랑한다. 마이개러지 사이트 총괄 김윤식 대표, MGP 이그저스트의 오너 미캐닉인 김우진 대표, 최근 합류해 활력을 불어넣는 클래식 베이의 박변계 대표가 주인공이다.
IT 엔지니어 출신인 김윤식 대표는 차고에서 직접 차를 만지고 즐길 수 있는 바람을 마이개러지로 승화시켰다. 그는 말보다 실천을 중시하는 타입이다. 개러지 문화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당장의 수익을 기대했더라면, 마이개러지는 일찌감치 문을 닫았을 것이다.
E30 M3 레이스카에서 담소를 나누는 김윤식 대표(오른쪽부터)와 박변계 대표
이곳에서는 막내지만 듬직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김우진 대표는 국내 굴지의 애프터마켓 배기 전문 제조업체에서 일하다가 마이개러지에 터를 잡아 MGP 이그저스트를 운영 중이다.
클래식 베이 박변계 대표는 원래 본업이 음악으로 베이스 기타를 친다. <최민수의 36.5°C 밴드>를 비롯해 다수의 앨범에 세션맨으로 참여했고, 단편영화 <더 브라스 퀸텟>에서는 주연을 맡기도 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세션의 감초처럼 무채색의 마이개러지에서 비비드 컬러를 더하는 존재다.
심레이싱 시스템을 갖춘 고객 라운지. 모임 개최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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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